이른바 음주운전 ‘3진 아웃제’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확정 판결이 아닌 적발 기준으로 횟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음주운전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이라는 법 규정에 대해 일선 법원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교통정리를 한 셈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모(35)씨의 상고심에서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제주지방법원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3진 아웃제의 ‘음주운전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 조항은 문언 그대로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 등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현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음주운전을 금지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48조의2 제1항 제1호는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이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할 경우 1~3년의 징역이나 500만~1,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강씨는 지난해 2월27일 혈중알콜농도 0.177%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앞서 2008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전력이 있었고, 지난해 2월2일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강씨는 또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를 야구방망이로 마구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피해자 본인과 아들을 해치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단속사실만으로 위반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며 형량을 징역 2년6개월로 감형했다. 지난해 2월2일에 저지른 음주운전은 유죄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3진 아웃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해당 조항은 행위주체를 단순히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사람으로 정하고 있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주문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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