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인사이드]'분노의 역류' 맞은 탄소세...각국 인상계획 '일단 멈춤'

■마크롱 패배에 친환경정책 역풍

WSJ "서민 생활비 인상만큼

탄소 배출 억제 실효성 의문"

美워싱턴·加 온타리오주도

주민들 거센 반발에 휩싸여

기후변화협약도 차질 빚을듯

유류세 인상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가 5일 프랑스 서부 르망에 있는 연료저장소 출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 세워놓았다. /르망=A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위는 기후변화 관련 세금에 대한 세계적 역풍의 일환이다.” (워싱턴포스트)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효과적인 대책으로 간주되던 ‘탄소세’ 부과가 이른바 ‘노란 조끼 운동’ 같은 시민들의 분노에 막혀 표류할 분위기다. 탄소세가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에 직격탄을 날리며 거센 저항에 직면하자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후협약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소세를 부과하면서도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의 격렬한 시위는 반(反)탄소정책과 경제성장 간의 현실적 괴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탄소배출 제한정책의 앞날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WSJ는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저(低)탄소 배출국인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탄소 절감 정책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1인당 탄소배출량이 독일의 절반(2014년 기준)에 불과한데도 마크롱 대통령이 징벌적 세금을 통해 무리하게 ‘에너지 생태 전환’을 압박한 것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극단적인 폭력시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유류세가 가난할수록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역진세라는 점이 프랑스인들의 분노를 초래했다.

WSJ는 “탄소세로 탄소배출을 억제해 얻는 효과가 일반 주민들의 생활비를 인상하고 경제를 저해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설득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실업률이 8.9%에 달하고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치는 프랑스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마크롱 정부가 강행하는 징벌적 세금은 ‘터무니없는’ 정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전날 유류세 인상 시기를 6개월 연기하겠다고 밝힌 마크롱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도 ‘노란 조끼’ 시위가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유류세 인상을 완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5일 “해법을 찾고 있지만 논의 끝에 좋은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며 여론이 끝까지 안 좋을 경우 유류세의 인상을 완전중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탄소세를 둘러싼 논란은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도 커지고 있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는 지난달 주민투표에서 이산화탄소(CO2) 배출 시 톤당 15달러를 부과하고 해마다 2달러씩 인상한다는 탄소세 안을 거부했다. 탄소배출량이 미국 주 가운데 25위인데도 주지사와 녹색단체들이 향후 5년간 23억달러의 환경세를 부과하려 하자 주민들이 제동을 건 것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역시 연방정부의 탄소세 부과 방침에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온타리오주는 연방정부의 탄소세가 가계를 궁핍으로 몰아넣고 일자리 창출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내각이 추진하는 탄소세 부과 방안이 저항을 받으면서 자칫 트뤼도 내각의 퇴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탄소세 부담이 세계 곳곳에서 역풍을 맞으면서 기후협약 자체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부터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리고 있는 ‘제24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도 정책과 현실 간의 간격이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프랑스가 시위대의 저항으로 유류세 인상을 6개월 연기하고 완전 중단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나의 친구 마크롱과 파리 시위대가 내가 2년 전 도달한 결론에 합의해 기쁘다”면서 자신이 2017년 6월 탈퇴를 선언한 파리협정을 걸고넘어지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는 “파리협정은 책임감 있는 국가에 에너지 가격 인상을 초래하고 최악의 오염국 일부는 눈가림을 해주기 때문에 치명적으로 결함이 있다”며 “미국 납세자와 노동자는 타국의 오염물질을 치우는 데 돈을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