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지난 주 체포된 소말리아 남성이 크리스마스에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을 폭파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ANSA통신은 “이탈리아 대테러 당국은 지난 13일 붙잡힌 20세의 소말리아인에 대한 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공개한 도청자료에서 이 남성은 “성당이 꽉 차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이탈리아의 모든 성당에 폭탄을 설치하자”며 “가장 큰 성당이 어디에 있지? 로마에 있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런 내용을 고려해 체포된 남성이 크리스마스에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테러를 저지르려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체포된 이 소말리아인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소말리아 지부와 연결고리가 있으며, 이 조직의 조직원들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수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스페인,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아직 까지 테러 공격을 직접 당한 적이 없는 이탈리아는 이번 사건과 최근 몇 년 동안 극단주의자들이 이탈리아를 테러 공격을 준비하는 근거지로 삼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내무부 관계자는 17일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등이 참석한 국가안보회의 직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테러 이후 대폭 강화된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여행객들이 몰리는 기차역과 공항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종교 시설에 경찰과 군인을 추가 배치하는 등 집중 경계에 나섰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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