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앞다퉈 뉴욕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남부 웨스트빌리지의 허드슨강변에 약 10억달러(1조1,300억원)를 들여 170만스퀘어피트(약 16만㎡) 규모의 영업단지 ‘구글 허드슨스퀘어’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허드슨 315번가와 345번가에 빌딩 2개를 임대해 늦어도 오는 2020년에는 입주할 예정이다. 워싱턴DC 550번가에도 사무공간을 확보해 2022년부터 이용하기로 했다.
현재 뉴욕에는 구글 직원 약 7,000명이 근무하며 검색·광고·지도·유튜브·클라우드 사업을 맡고 있다. 지난 2000년 광고판매 사무실을 열어 뉴욕에 첫발을 디딘 구글은 올 초 뉴욕 첼시마켓 인근 부동산을 24억달러에 매입하는 등 뉴욕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뉴욕 조직을 10년 안에 2배로 늘려 확실한 거점으로 만들 방침이다.
서부에서 뉴욕으로 발을 뻗는 거대 IT 기업은 구글뿐이 아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지난달 뉴욕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와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내셔널 랜딩을 제2본부 입주도시로 선정해 각 본부에 2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뉴욕에 1,000명의 인력을 배치한 애플도 지난주 3년 내 뉴욕 등 일부 도시에서 수백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IT 회사들이 뉴욕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인재 선점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루스 포랫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뉴욕은 다양하고 세계적 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이러한 이유들이 구글을 2000년 이후 뉴욕에 머물게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IT 산업의 상징인 실리콘밸리가 심각한 교통난과 집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도 뉴욕의 매력을 높였다. 시장분석 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의 앤드루 배텔 연구원은 “캘리포니아 연안의 물가가 비싸지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IT사들이 실리콘밸리를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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