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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금리인상 안돼"...연준 긴축길목서 '복병'

"달러 강세에 인플레도 없는 상황"

트럼프 FOMC 당일도 강한 태클

최측근 나바로도 인상반대 시사

뉴욕 증시 급락·유가도 50弗 붕괴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 무너져

연준, 내년 인상 2회로 줄일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코앞에 두고 긴축 행보에 강력한 복병을 만났다. 3·4분기까지 확연하게 이어진 미국 경제 호조세에 힘입어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연준 앞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태클을 걸고 나선데다 시장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극심한 불안감을 표출하며 통화정책 속도 조절을 압박하고 있다. 외부의 거센 압력에도 연준이 18~19일 열리는 FOMC에서 애초 계획대로 올 들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에 대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험악한 표현을 동원하며 불만을 표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실상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노골적인 개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연준은) 시장이 더 이상 경직되도록 만들지 말라”며 “금리 인상을 멈춰라, 의미 없는 숫자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연일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에 “파리가 불타고 중국은 하향세를 보이는 등 외부 세계가 폭발하고 있다”며 “달러는 강하고 인플레이션도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또 다른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미국 경제의 과열 우려가 없는데도 연준이 긴축을 강행할 경우 중국·유럽 등의 경제위기가 한층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AFP통신은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를 인상하지 말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이날 “미국은 ‘제로’ 인플레이션 상황”이라며 “연준이 19일 금리를 올리려는 유일한 이유는 백악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것은 나쁜 논거”라며 “연준은 경제지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2·4분기 4.2%에서 3·4분기 3.5%로 둔화했지만 연준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경제의 여건상 이 정도 성장 속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고 이달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시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금리 인상 중단 압박을 가하는 데 더해 최근 시장에서도 경기둔화 우려를 이유로 금리 인상에 강한 저항감을 보이면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19일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관측에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2.11%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2.27% 추락했다. 뉴욕증시의 이날 하락은 연말 산타랠리 기대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사상 최악의 12월 시황에 대한 우려마저 낳고 있다. 실물경제와 밀접한 국제유가 역시 경기 우려로 폭락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6% 급락해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지며 49.88달러를 기록했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장기적 약세장에 진입했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 사이클 막바지에서 미국 재정적자는 엄청나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권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19일 FOMC에서 현행 2.0~2.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더라도 내년 통화정책의 긴축 속도는 늦출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초 연준에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세 차례라고 시장에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2회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경제전문가의 조사 결과 “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 3월과 9월 두 차례만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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