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남북협력사업에 진척이 없는 이유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남한 당국에 있다며 남한 외교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우리민족끼리’는 21일 ‘아전인수격의 어리석은 자화자찬’이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을 게재해, 외교부가 최근 개최한 재외공관장회의를 문제 삼으며 “남북대화, 북미대화 국면이 마치 자신들의 ‘주도적 역할’에 의해 마련된 것처럼 떠들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올해 남북·북미 관계에서 일어난 극적 변화를 ‘한미공조’나 ‘남한 외교부 노력의 산물’로 오도하는 것은 정세발전의 원인과 동력, 결과도 분간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자화자찬”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떠들기 전에 미국 등의 제재·압박 책동에 편승해 남북관계를 침체시킨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외세의존, 대미 추종의식에 사로잡혀 미국의 비위를 맞추다가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제법 ‘자주외교’를 운운하는 것과 같은 가소로운 추태도 부렸다”라고도 말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할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한의 중재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판 수단으로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 매체의 개인 논평을 택해, 비판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변문우 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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