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부, 세계 0.001% 안에 드는 ‘부의 거인’,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를 설명하는 말들이다. 최근까지 기업 시스템 대부분을 비밀로 유지했던 달리오는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자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운영 원칙을 대중들과 공유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나온 책이 바로 ‘원칙’이다.
책은 ‘나의 인생 여정’ ‘인생의 원칙’ ‘일의 원칙’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부 ‘나의 인생 여정’은 그가 태어난 1949년부터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됐던 2017년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시간의 추이를 따라 구성된 점은 자서전과 비슷하지만 개인사보다는 그의 경험 중 투자와 경영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투자는 무엇인가를 사서 가격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어린 시절, 그리고 ‘관리들이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언을 할 때는 그들의 말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이후의 경험들은 흥미진진한 ‘경제사’를 연상케 한다. 또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라 △의견을 밝히지 말아야 하는 때를 알아야 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보편적인 원칙들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체계화하라 △큰 이익을 지키고 손실을 줄이는 방법으로 위험의 균형을 유지하라 등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4가지 원칙을 공개하며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듣기 위해서 스스로 극단적으로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 역시 현명한 투자자를 위한 조언으로 눈길을 끈다.
2부 ‘인생의 원칙’에서는 1부에서 공개한 원칙들을 더욱 깊이 있게 설명했다. 자연의 세계, 개인적인 생활과의 관계, 기업과 정책 결정 그리고 이것들이 어떻게 브리지워터에 적용됐는지를 상세히 소개했으며, 목표를 달성하고 효율적인 선택을 위해 그가 계발한 5단계 과정인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라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문제를 찾아내고 용인하지 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문제들을 정확하게 진단하라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세워라 △계획을 완수하고 성과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을 실천하라 등을 공개했다. 달리오는 각 5단계 별로 세부 사항을 다시 정리했는데, 이 분량만 80쪽이 넘는다.
3부 ‘일의 원칙’에서는 달리오가 어떻게 진실과 투명성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아이디어 성과주의’를 구축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언뜻 그의 원칙은 숨이 막힐 듯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닫는 순간 그가 책의 후반에 독자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더욱 와 닿는다. “엄격한 사랑은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유형의 사랑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