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으로 집회신고 냈는데 경찰이 집회를 막아서고 현수막을 가립니다. 경찰은 가시거리 확보하라”
1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너편 중앙지검·서울고검 정문 앞에서 보수 단체인 ‘애국문화협회’와 시위 현장에 나온 경찰들 간 충돌이 벌어졌다. 오전 8시부터 모여든 애국문화협회 집회 참가자들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중앙지검 정문 앞 인도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안전 등을 위해 배치된 경찰들이 차도 쪽으로 줄지어 서 있던 점이 문제가 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들의 대열로 인해 현수막이 가려진다”며 비켜서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로 인한 폭력 행위 발생 가능성과 차도 근처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애국문화협회는 보수 단체에 대한 차별이자 집회자유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들은 “법원삼거리 쪽 중앙지검 정문에서 진보 단체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만 경찰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며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누구보다도 질서를 지켜서 시위하고 있으니 간섭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현장을 촬영하는 JTBC 카메라 기자에게 “여기서 꺼져라” 라는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집회에 참가한 60대 남성들은 폰카메라를 삼각대에 연결해 들고 다니며 실시간 상황 중계에 나섰다. 본인을 유투버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지상파 기자들이 와 있는데, 제대로 공정하게 보도할 지 모르겠다”며 “이번 정부에선 보수 단체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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