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둑랭킹 1위인 박정환(사진) 9단이 “인공지능(AI)이 나온 초창기에는 인간의 자존심도 있고 해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지금은 너무 앞서 가 제 바둑 실력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배운다는 자세로 둔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지난 11일 바둑 AI ‘한돌’과의 대국 후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고 NHN엔터테인먼트가 14일 전했다.
당시 대국은 2시간 5분, 280수 만에 한돌이 백 2.5집 승리를 거뒀다.
박정환은 “한돌은 정통파로 느껴졌다. 평범하게 천천히 맞춰 가면서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정확한 응징으로 파고들고 찔러왔다”며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우상귀 접전이었다. 눈목자(백2)가 약간 빈틈을 보인 행마인 것 같아 붙여 끊는 반발을 시도해봤는데 바로 붙여 역습하는 수(백6)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일은 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제가 한참 업그레이드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한돌 출시 1주년을 기념해 프로기사 5명과의 릴레이 대국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돌은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 9단에게 연승을 거뒀고 오는 23일 신진서 9단과 마지막 대국을 펼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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