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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구조 활동을 하며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19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큰 논란이 될 것이 두려웠다”며 공개석상에서 처음 심경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대표인 저에게 있다”면서 “고발인 조사에 성실히 응해 의혹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 이사들,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표는 논란이 된 안락사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항변했다. 박 대표는 “내부적으로 소수 임원 합의가 이뤄지면 안락사를 해왔다”며 “그동안 케어가 해온 안락사는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 보호소만 안락사의 법적 근거를 갖고 있고, 정부 지원 없이 후원으로 운영되는 민간 보호소는 제반 조건의 한계 속에서 근거와 기준을 갖고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 동물들은 공포영화에 나올 만한 잔혹한 상황을 처절하게 겪고 있다”며 “케어는 그동안 가장 심각한 위기 상태의 동물을 구조한 단체이고, 가장 많은 수의 동물을 구조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안락사를 학살, 도살이라 하고 싶다면 더 큰 도살장의 현실에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며 “케어가 구조한 동물이 있던 곳은 개 도살장이었다. 구하지 않으면 도살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80%를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보내는 것은 동물권 단체이니 할 수 있다”며 “이 나라 현실에서 최선의 동물보호 활동이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락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큰 논란이 될 것이 두려웠다”며 “(안락사를) 결정하는 순간 엄청난 비난과 논란이 일 것이 분명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기자회견에 하루 앞서 비글구조네트워크와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등 동물보호단체는 박 대표를 사기 및 업무상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날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는 “이번 사태로 사람이 놀라고 충격이 많았을 것”이라며 “동물보호단체 모두가 스스로 반성하고 후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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