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이후 최고의 컴퓨터 그래픽(CG)을 구현한 영화다.”
다음 달 5일 전세계 개봉을 앞두고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알리타:배틀엔젤’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은 맡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알리타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CG 기술이 나오기까지 20여년을 기다려 제작한 영화”라며 “‘알리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CG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영화”라고 소개했다.
‘알리타’는 공중도시와 고철도시로 나뉜 26세기를 배경으로, 인간의 정신과 기계의 몸을 가진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가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며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최강의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사이보그 액션 무비다.
간담회에 하루 앞서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그야말로 첨단기술의 향연, CG 종합선물세트다. ‘아바타’에 이어 세계 영화계에 또 한 차례 일어난 혁명으로 꼽히는 이번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타이타닉’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연출은 ‘씬 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 시각 특수효과는 ‘반지의 제왕’ ‘혹성탈출’ ‘아바타’를 만든 뉴질랜드 회사 ‘웨타 디지털’이 맡았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원작 만화인 ‘총몽’(1990)에 매료돼 일찌감치 판권을 구입하며 실사화를 계획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구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 이후로 작업을 미뤘고 20년 이상 ‘신 씨티’의 로드리게즈 감독과 영화 제작 방향을 의논하며 지난해 영화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아바타 제작 전인 2005년 캐머런 감독이 컨셉트 페인팅 등 아트워크를 모두 완성한 상태였다는 점은 이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로드리게즈 감독은 “캐머런 감독이 직접 쓴 세계관 설정집이 600페이지에 달했는데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느낌이었다”며 “당시 알리타를 구현할 기술력이 없었는데도 놀라운 상상력으로 알리타의 캐릭터와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놨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회고했다. 본격적인 각색 과정에서 로드리게즈 감독은 600페이지 분량의 시나리오를 250페이지 분량으로 완벽하게 압축했고 두 사람은 시리즈 제작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배치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인공 알리타의 모션 캡처 연기를 담당한 신인배우 로사 살라자르도 함께 했다. 살라자르는 얼굴에 여러 개 점을 찍고 특수 수트를 입은 채 연기했고 주위의 적외선 카메라들이 움직임을 캡처했다고 소개했다. 웨타 디지털은 살라자르의 근육 움직임, 수백개 표정을 스캔해 얼굴 음영은 물론 피부 질감, 모공과 솜털, 눈동자의 실핏줄까지 재현했다.
살라자르는 “10피트씩 공중으로 뛰어올라 악당을 가격하는 것은 사이보그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알리타의 주특기인 기갑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5개월간 훈련을 받았고 액션 장면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다”며 “웨타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페르소나가 완성됐다는 점이 놀랍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의 결말은 속편을 암시하지만 후속편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로드리게즈 감독은 “속편에 담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면서도 “관객 반응을 먼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음 달 5일 개봉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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