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동지’이던 김경수 경남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이번 주 차례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드루킹 일당과 함께 공모해 온라인 상 여론 조작 혐의를 받아 첫 사법부 판단을 받는 김 지사와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한 차례 무죄를 받은 안 전 지사의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2시 김 지사의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원래 25일 선고 예정이었지만 다소 시간이 지체돼 한 차례 기일을 연기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또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 하는 조건으로 같은 해 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선거를 위해서라면 불법 사조직을 동원할 수 있고 공직을 거래 대상으로 취급할 수 있는 일탈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 지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드루킹도 같은 날 오전 1심 선고를 받는다. 특검팀은 드루킹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 지사 선고 이틀 뒤인 내달 1일엔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위력에 의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검찰은 이달 초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피해자를 지휘 감독하는 상급자가 권세를 이용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이에 맞서 “유일한 직접 증거인 김지은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며 “방송 등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편견 없는 시각에서 봐 달라”고 항변했다.
이에 김지은씨는 변호인을 통해 “아무리 권력자라도 위력으로 인간을 착취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없도록 해달라”면서 “다시는 ‘미투’를 고민하는 사람이 이 땅에 안 나오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위력’이라 할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실제로 행사해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며 10가지 공소사실(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차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차례, 강제추행 5차례)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업무상 위력의 존재’가 ‘위력의 행사’로 연결된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일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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