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 정보수장들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낸 것은 미국 조야에서 북한 비핵화 회의론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코츠 국장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지도자들은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외교적 관여, 제재 체계 맞대응, 직접적 제재 회피 등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압박작전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학계에서도 비핵화 회의론을 뒷받침하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는 최근 발간한 ‘불확실성 시대의 핵 안보 활성화’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은 10㎏에서 2톤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에도 여전히 수십 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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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려는 정황이 담긴 보도도 나왔다. 중국·러시아 등 다자가 개입할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은 양자 대화보다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은 미국 내에서 들끓고 있는 북한 비핵화 회의론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해 10월 말 북한에 핵미사일 폐기와 핵발전소 제공을 맞교환하는 비밀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방식에 대한 백가쟁명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미 정보수장들의 경고와 WP의 보도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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