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이나 투자를 할 때 관련 규정과 해석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를 돕는 로펌은 현지 프로젝트 수행, 공무원과의 관계 등 경험이 중요합니다. 율촌은 대형 로펌 중 가장 먼저 동남아에 사무실을 연 뒤 수많은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현지 로펌과 네트워크도 긴밀해 고객의 업무 성격에 따라 적합한 곳을 찾아 협력할 수도 있습니다.”
동남아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들에 활발한 법률 자문을 펼치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 동남아시아팀은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고객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베트남팀을 운영하던 율촌은 지난 2007년 8월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사무소장 강수구 변호사)과 하노이(사무소장 이홍배 변호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임민택 변호사), 미얀마 양곤(장보성 변호사)에 각각 변호사들이 상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알리안츠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법무헤드와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역임한 이명재 미국 변호사와 다수의 동남아 지역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태혁 미국 변호사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팀원 중에는 강명석·이형기·정규진 미국 변호사와 박형준 변호사가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다.
현지에 특화된 맨파워도 돋보인다. 베트남에서만 현지 법조 인력 7명을 채용했는데 이 중 2명은 미국계 글로벌 로펌에서 파트너급으로 근무한 변호사들이다. 또 베트남에서 법대를 졸업한 김준연 연구위원도 현지에서 일을 돕고 있다. 한국에서 대학과 로스쿨을 나오고 미국 변호사 자격을 갖춘 베트남 국적의 변호사도 곧 베트남 현지 사무실에 파견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율촌과 제휴한 현지 로펌 소속 변호사가 한국 사무실에 와 있기도 하다.
자문 실적은 화려하다. 하노이에서는 경남기업의 랜드마크72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맡아왔으며 롯데센터하노이도 롯데가 대우에서 인수할 때부터 지금까지 자문해왔다. 호치민에서는 금호아시아나플라자 프로젝트를 매각 때까지 자문했다. 최근에는 미얀마에서 롯데제과가 현지 1위 제과기업 메이슨을 인수하는 것을 2년여에 걸쳐 도왔다. 이태혁 미국 변호사는 “GE의 한국 회사 인수 과정에서 베트남 자회사 인수까지 같이 처리한 경험이 있다”며 “글로벌 회사들의 눈높이까지 맞춰줄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지 기업으로부터 한국에 투자하려는 아웃바운드 자문 요청도 들어온다”며 “현지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로펌이란 장점도 백분 활용하고 있다. 조세·부동산·지적재산권·노무 등 율촌 내 다른 그룹과 유기적으로 협업해 고객들의 니즈를 해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지적재산권 관련 자문을 처리하기도 했다. 이명재 미국 변호사는 “이미 진출한 기업들은 현지의 법적 분쟁으로 국제 중재 업무도 생기는 등 발생하는 일이 다양하다”며 “서울 사무실과 유기적으로 협업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이 신남방 진출의 적기라고 분석했다. 신남방 국가들이 경제 발전에 한국 기업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다 최근 우리 정부도 신남방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최근 신남방 국가들에서는 공공기업 민영화를 위한 지분 투자 수요가 많으며 인프라·도시 개발 민관협력 사업(PPP) 유치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또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 들어와서 현지 젊은이들과 함께 혁신을 꾀해주기도 바라는 분위기다.
우리 기업들의 진출은 이미 활발하다. 2010년 이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기업 인수·합병(M&A)이 다수를 이룬다고 한다. 라이센스를 새로 받기 어려운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현지의 대규모 그룹과 조인트벤처(JV) 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강수구 변호사는 “예전에는 선구자적이거나 큰 기업만 동남아 진출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강소기업들도 상당히 관심이 많다”며 “한국에서 사업하는 웬만한 분들은 베트남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