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다음 주에 있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이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구하기 보다는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핵 동결’의 의미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문 대통령은 협상에서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서도 “좋은 징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2~13일 금강산에서 열린 ‘2019년 남북새해 맞이 모임’에 참석한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주교회의 의장)가 “해금강 일출이 보기 어렵다는데 이번에 아주 깨끗하게 보고 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좋은 징조가 많다. 지난번 백두산 천지에 갔을 때도 날씨가 좋기 쉽지 않고 변화무쌍하다고 하는데 (날씨가 좋았다). 북에서도 기적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대주교에서 “금강산 다녀오셨죠? 북쪽은 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주교는 “왜 공사를 안 하느냐고 하죠”라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속도 내자고요?”라고 되물었고 김 대주교는 “문제가 많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 문제가 커서 우리는 샌드위치처럼 낀 입장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고 종교인들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독립운동에 앞장선 민족대표 33인은 모두 종교인이었다”며 “종교계의 헌신으로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연대와 협력의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며 “국민 모두 골고루 잘살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다. 국민과 함께 이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 대주교와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교정원장(원불교), 이정희 교령(천도교), 박우균 회장(민족종교협의회), 김영근 성균관장(유교) 등 7대 종단 지도자가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김의겸 대변인, 조한기 제1부속·정현곤 시민참여·양현미 문화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행사 시작에 앞서 김 대주교는 “바티칸에서 교황과 파를린 추기경이 문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김 대주교는 교황청대사관에서 김정숙 여사에게 전달해달라고 한 하얀색 봉투를 꺼내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원행스님은 “국정에 늘 노심초사하는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 조국과 민족을 위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남북, 북미 정상회의를 주선해 준 대통령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민족, 그리고 대통령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라고 건배 선창을 했고 참석자 일동은 “통일로”라고 외치며 포도주스로 건배를 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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