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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전당대회, 집권 위한 향연인가...계파분열 불씨인가

새 지도부·대선후보 뽑는 '정당 축제'

문재인·박근혜도 대표 거쳐 대권 잡아

이승만·박정희 시절엔 허수아비 불과

'국민참여경선' 통해 개방형으로 진화

한국당 전대 막말·갈등에 꼴불견 딱지

1970년 9월29일 신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에서 당시 김영삼(왼쪽) 후보가 당선자인 김대중 후보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김대중평화센터




1976년 5월25일 신민당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시민회관 별관 앞에서 조직폭력배 김태촌이 동원한 정치깡패들과 당원들이 각목을 든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정치의 향연’이다. 어떠한 당 대표를 선출하는가에 따라 정당의 미래 운명이 결정되고, 어떻게 운영되는가에 따라 국민 신뢰가 요동친다.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당 대표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다. 국회의원의 생사 여탈권과 인사권이 핵심이다. 여당 관계자는 “‘제왕의 반지’를 거머쥔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고 귀띔한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가 눈을 홉뜨고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내가 적임자’라고 외치는 것은 내년 총선, 오는 2022년 대선주자와도 맞물려 있다. 당 대표로 선출되면 ‘대권가도’가 활짝 열린다. 높아진 국민 인지도와 당권 장악을 통해 후보 영순위로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사실상의 당 대표) 자리를 거머쥔 뒤 18·19대 대통령이 됐다. 한국당 전당대회 3인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당 대표가 되려는 것도 결국 대권 야망 때문이다.



전당대회는 탁월한 당 대표를 선출하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계파분열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계파별 당 대표 후보자가 선명성을 내세우기 위해 상대방을 비방하면서 계파별로 ‘헤쳐모여’가 나타나기도 한다. 전당대회의 명암이다.

한국 전당대회의 역사는 영욕으로 덧칠됐다. 이승만 자유당 시절에는 전당대회가 대통령 입맛대로 작동하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박정희 정권 때는 1970년대 10년가량 전당대회가 아예 열리지 않은 웃지 못할 코미디도 있었다.



절대권력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었던 전당대회의 ‘흑역사’다. 빛도 있었다. 1970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는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온 김영삼(YS)과 김대중(DJ)이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쳤다. 한국 전당대회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명장면이었다. 전당대회도 생물처럼 진화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돈과 폭력이 난무하고 계파별 줄서기가 횡행했다. ‘끼리끼리’ 전당대회의 구각(舊殼)을 깨뜨리지 못했다. 2002년 노무현 돌풍을 일으킨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 전당대회가 물줄기를 바꿨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도 포함하는 등 개방형 전대로 거듭났다. 현재 대부분의 정당은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은 물론 국민 여론도 30%가량 반영하는 열린 전당대회를 표방하고 있다. TV 토론회, ARS 투표는 필수다.

전당대회는 정치지형을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폭발력도 가진다. 지지율이 낮은 정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민심을 자극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고 정치 아웃사이더가 메인스트림에 올라서는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7월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보며 백악관에 입성하는 정치 기적을 연출했다.

전당대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한국당 전당대회는 꼴불견 딱지를 달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막말과 계파 분열을 자초하는 행태로 눈꼴사납다는 지적이 많다. 이규정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미국처럼 소소한 친목모임부터 시작해 다양한 당원 활동을 통해 정당 조직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지도부 선출을 위해 일시 입당해 세를 과시하는 구조로는 전당대회가 퇴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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