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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北 '영변 핵폐기+α' 카드 거론에...美 '금강산 관광' 내주나

■북미, 뭘 교환할까

北 우라늄 농축시설 동결·ICBM 제거 등도 논의 가능성

美선 연락사무소 설치 등 통해 남북경협 거론 여부 관심

북미정상 '비핵화 로드맵' 도출할지가 회담 성공 가늠자

스티븐 비건(왼쪽)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4일(현지시간) 승용차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 파르크 호텔을 나서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북한 경호요원들이 2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려항공 수송기에서 이동장비와 물품을 옮기고 있다.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회담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놓고 막판 수 싸움에 돌입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지난 21일부터 하노이에서 만나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실무협상단은 정상회담 테이블에 놓일 주요 의제들을 사전 조율해 복수의 시나리오를 만든 뒤 두 정상 간 담판을 통해 하노이 선언에 담을 시나리오를 결정짓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비핵화 조치 ‘영변+α’가 방점=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제시할 수 있는 비핵화 카드로 유력한 것은 영변 핵시설 폐기다. 북한 핵 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영변 핵시설은 지난 1985년 첫 가동된 이래 가동 중단과 재개가 반복돼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가능성을 밝힌 뒤 영변 핵시설은 대표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로 부각돼왔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에 더해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동결을 통해 핵 개발에 있어 기술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태’ 수순을 밟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비건 대표는 최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들을 해체 및 파괴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 제거가 실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 국내 정치적으로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주요 의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종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와 영변 외 지역에 숨겨진 핵시설과 핵원료 등에 대한 폐기 및 검증을 요구할 수 있겠으나 이는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한 비핵화 조치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상응 조치 ‘남북 경협’ 지렛대가 관심=대북 제재의 큰 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통한 북미 외교관계 구축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남북미중 대화 채널 재개 등이 거론된다. 이와 더불어 인도적 지원 및 문화 교류 확대를 통해 북미 간 실질적인 신뢰 구축의 첫발을 내딛는 작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은행의 국제 거래 완화나 북한 수출·수입 제재 완화 등 핵심 대북 제재는 이번 회담의 상응 조치로 거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이 비공식 의제로서 ‘남북 경협’에 대한 제재 예외나 유예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이 복구 수순을 밟는다면 첫 사업으로 금강산 관광이 거론된다. 요미우리 신문은 23일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한 사전 보상책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용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북한의 금강산 관광 사업 수익이 개성공단 사업의 6분의1 수준인데다 이산가족행사 등의 명분이 있는 만큼 미국이 금강산 관광을 용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밝혔다.

◇회담 성공 여부는 결국 ‘비핵화 로드맵’=북핵의 ‘단계적 폐기’로 가닥을 잡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협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은 결국 ‘비핵화 로드맵’을 북미 정상이 도출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미 협상의 막후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최근 강연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서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에 이르는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정리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의 지속적인 중단을 출발점으로 △포괄적 신고 및 전문가 사찰 △핵무기·운반체·핵물질 폐기를 거쳐 북한이 2003년 탈퇴한 NPT에 재가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전 트윗을 통해 “나는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내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로 떠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 둘 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이룬 진전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하노이=이태규기자·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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