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예측불허의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태년·노웅래 의원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던 경선 판도가 깜짝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의원의 가세로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당내 최대 지분을 점하고 있는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선택이 차기 원내사령탑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오는 5월 초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유력후보로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 의원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았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추미애 대표 체제에 이어 이해찬 대표 취임 후에도 정책위의장을 연임할 정도로 현 지도부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당 지도부와 친문 세력의 지원을 받으며 차기 원내대표 경쟁구도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맞서 2016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노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동료 의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면서 표심을 다지고 있다. 노 의원 측은 ‘삼수생’이라는 동정표와 함께 당 지도부가 친문 일색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비문 세력의 견제심리가 작동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근 이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로 마음을 굳히면서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86그룹(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배경에는 당내 친문 가운데 ‘이해찬 당 대표·김태년 원내대표’ 조합에 거부감을 가진 의원들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의원들의 표가 분산되면서 특정 주자의 낙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또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전대협 1기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은 정책적 판단능력과 추진력은 탁월하되 당내에서 독선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게 흠”이라며 “이번 경선은 특정 후보의 우위를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한편 또 다른 후보군으로 꼽히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개각이 늦어지면서 후임 장관 인선절차를 고려할 때 사실상 출마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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