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싱가포르 센토사GC의 뉴탄종코스(파72)에서 시작된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의 1라운드. 16번홀(파5)에서 세계랭킹 2위 박성현(26·솔레어)의 드라이버 티샷이 까마득하게 날아가 벙커 앞에 안전하게 떨어졌다. 박성현은 핀까지 약 260야드 거리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한 뒤 10m 남짓한 거리의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갤러리들의 탄성이 쩌렁쩌렁하게 울린 가운데 박성현은 조용히 홀 속의 볼을 빼 들었다. 16번홀 길이는 559야드로 박성현의 드라이버 샷은 단순 계산해봐도 거의 300야드가 나간 셈이다.
‘장타여왕’ 박성현이 업그레이드된 장타를 앞세워 시즌 첫 승이자 LPGA 투어 통산 6승 기대를 높였다. 박성현은 대회 첫날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의 공동 6위에 올랐다. 선두 그룹과는 딱 1타 차다. 데뷔 첫해인 2017년 2승, 지난해 3승을 거둔 박성현은 올해는 새 드라이버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앞세워 시즌 5승을 목표로 내걸고 지난주 첫 대회(혼다 타일랜드)를 치렀다. 공동 21위로 마쳤지만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쳤던 감을 싱가포르까지 이어온 것이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박성현, 호주동포 이민지가 함께 경기한 조는 세계랭킹 1~3위의 대결이자 쭈타누깐과 박성현의 시즌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티샷 때 드라이버가 아닌 우드를 주로 잡는 쭈타누깐은 우드로도 박성현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앞설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박성현의 드라이버 샷이 쭈타누깐의 우드 티샷보다 최대 20야드는 더 나갔다. 16번홀에서 박성현이 투온에 성공한 반면 쭈타누깐은 스리온에도 실패해 파에 그쳤다. 업그레이드된 박성현의 장타가 쭈타누깐과의 대결에서 확실히 증명된 셈이다.
17번홀(파3·156야드)에서는 박성현이 파에 그치는 사이 쭈타누깐과 이민지가 모두 버디를 잡아 3명이 모두 4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마지막 18번홀(파4·418야드)에서 박성현은 드라이버 티샷 뒤 마음에 드는 듯 바로 허리를 숙여 티를 집어들었다. 두 번째 샷 때 남은 거리는 불과 128야드. 우드 티샷한 쭈타누깐은 150야드를 남겼다. 박성현은 그러나 바람을 잘못 계산한 탓인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겨 벙커에 떨어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다. 벙커 샷 뒤 3m쯤 되는 파 퍼트를 놓쳤다. 하지만 4언더파 공동 선두 쭈타누깐, 이민지, 에이미 올슨(미국), 리우위(중국),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1타 차의 순조로운 출발이다. 박성현은 이날 평균 277야드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를 단 두 번만 놓쳤다. 퍼트 수가 32개로 다소 많았다.
5개월여 만의 복귀전에 나선 ‘골프여제’ 박인비와 시즌 두 번째 대회에 나선 신인 이정은도 나란히 2언더파 공동 13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2년차 고진영은 3언더파 공동 6위다. 지난주 우승자 양희영과 디펜딩 챔피언 미셸 위(미국), 그리고 김세영은 각각 몸살, 손 부상, 목 통증으로 1라운드 중 기권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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