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마약 유통 및 투약 혐의로 10여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일 “이문호 대표를 포함해 10여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며 “클럽 관계자 6~7명, 손님 3~4명이 마약 유통 및 단순 투약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 수사와 더불어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경찰관이 유흥업소와 유착됐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정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고 유착된 부분이 나타나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미성년자가 버닝썬에 출입해 주류를 구매한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인 강모 씨와 부하 직원 이씨가 현직 수사관들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경찰서는 당시 증거 부족으로 해당 사건을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는 최근 소환조사에서 전직 경찰관인 강 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에게 뒷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 씨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돈을) 직접 받은 적 없다”고 언급했다. 이 씨는 “(클럽 공동대표인 이모씨와)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면서도 “(만났을 때) 돈이 오간 적이 없다. 다만 해외로 나가주길 원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 있어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버닝썬 논란은 지난해 11월 남성 김모씨와 클럽 직원 간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제기됐다. 김씨는 클럽 측과 경찰이 유착해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버닝썬에서 여성들에게 마약 종류 중 하나인 물뽕(GHB)을 흡입하게 한 뒤 성폭행한다는 논란도 터져 나왔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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