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3년 만에 국가공무원의 국제기구 파견 지원을 허용하기로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일본 정부가 다음달부터 국제기구 근무를 지원하는 주니어전문책임(JPO) 제도에 현직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공무원이 이 제도를 통해 국제기구에 파견됐다가 파견 기간이 끝난 뒤 국제기구에 채용되지 못할 경우 기존 부처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35세 이하 일본인은 JPO에 지원한 뒤 시험을 통과하면 2년간 국제기구에서 비정규 전문직원으로 일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이 제도에 공무원의 참가를 허용했지만 민간 지원자의 국제기구 파견을 독려한다는 취지에서 2006년부터 공무원은 모집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일본인의 수를 1,000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갖고 있다. 국제기구의 일본인 직원 수는 2016년 기준 858명으로 전세계에서 7위 규모다. 중국인은 616명, 한국인은 316명이다.
공무원이 JPO 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시 문을 열어주는 것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일본인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국제기구 파견 인력이 커질수록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상이 강화되고 정부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세운 국제기구 근로자수 1,000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무원의 제도 응모를 허용한 것”이라며 “만약 파견된 공무원이 국제기구에 채용되지 못하더라도 원래 부처에 복귀해 업무에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최근 유엔 산하기관에 일본인 간부들이 대거 포진했다. 2016년 일본인이 유엔,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 6개의 주요 국제기구 중 5곳의 사무차장을 맡았다. 지난해 미즈토리 마미와 오카이 아사코가 유엔 사무차장보에 취임하면서 일본인 사무차장보가 7명으로 늘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외무상 취임 후 유엔에서 간부를 포함한 일본인 직원수를 늘리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면서 “외무성은 민관에 구애받지 않고 국제기구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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