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올해 신입사원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과 출산 축하금, 유치원 지원금 등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의욕과 몰입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생명존중 운동과 환경보호 캠페인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만전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14일부터 15일까지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롯데 기업문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 같은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 열린 회의에는 기업문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내·외부위원, 부산지역 인근 계열사 현장근무 직원과 주니어보드 직원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해 중점적으로 추진한 소통 강화, ‘워라밸’ 문화 확산, 일하는 문화 혁신 활동 등을 되짚어 봤다. 올해 추진할 기업문화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
롯데는 올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 ‘일하는 문화 혁신’, ‘사회적 책임 실천’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직원들의 자긍심과 업무 의욕을 고취해 ‘일하고 싶은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차별화된 복지제도를 개발해 올해 안에 점진적으로 추진한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를 전액 지원하는 사업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국장학재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학자금 대출인원은 32만 명으로 전체 재학생 중 12.9%에 달한다. 롯데는 이를 통해 신입사원의 빚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다르게 운영하고 있는 출산·육아 관련 복지제도는 그룹차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둘째 자녀 이상 출산 때 축하금을 200만 원 지급하고 유치원 학자금을 월 10만 원씩 2년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특히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현재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준도 그룹 자체적으로 300명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는 25개 그룹사에서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데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직원들의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이미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를 도입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육아환경 개선에 앞장서 온 바 있다.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환경 보호에도 적극 나선다. 롯데마트 임직원 800여 명이 참여하는 ‘생명사랑 지킴이’ 활동을 그룹 전체로 확산해 생명사랑 지킴이 1만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생명사랑 지킴이’는 자신과 주변 사람의 위험신호를 파악해 도움을 주고 자살 예방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말한다. 생명존중 캠페인는 그룹 인프라를 통해 펼칠 예정이다.
특히 국가적 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를 줄이려고 ‘미세먼지 프리(Free)’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캠페인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13만 그루의 나무심기에 나서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일하는 문화도 혁신한다. 이를 위해 그룹 공통 가이드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지난해부터 진행한 ‘ERRC’ 캠페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ERRC는 업무에서 ‘제거해야 할 요소(Eliminate)’, ‘감소해야 할 요소(Reduce)’, ‘향상시켜야 할 요소(Raise)’, ‘새롭게 창조해야 할 요소(Create)’ 등 네가지 요인을 발굴해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롯데는 지난해 ERRC 과제 438개를 통해 98만 시간을 아끼고 총 670억 원의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회의를 마치고 부ㆍ울ㆍ경 지역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면세점 등 6개 계열사 현장 직원 30명이 함께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현장 의견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회의 하루 전인 13일 ‘아이디어 해커톤(Hackathon·팀을 이뤄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을 진행, ‘부서 이기주의 타파’, ‘도전정신을 고취하는 제도 마련’, ‘불필요한 회의·보고 축소’,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강화’ 등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과 해결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황 대표이사를 비롯한 내·외부위원들은 이를 하나씩 경청하고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황 대표이사는 “긍정적인 기업문화 조성의 목적은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기 위함”이라며 “이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업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기업의 지속발전 측면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이사는 또 “기업문화와 관련된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언제든지 알려주면 제안된 내용에 대해 최대한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기업문화위원회 내외부위원들은 회의에 앞서 광복점 인근에 추진 중인 ‘부산롯데타워’ 건립 상황을 살펴봤다. 롯데는 4,500억 원을 들여 높이 380m 규모의 부산롯데타워를 조성해 부산의 복합문화관광벨트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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