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화랑유원지 분향소와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이어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도 없어지네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먼저 간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자 세월호 사건을 직접 격은 생존자인 장애진씨는 그 누구보다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씨는 이날 철거현장을 찾지는 않았지만 뉴스를 통해 철거소식을 듣고 서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쉬움과 함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는 것은 지난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이다.
세월호 천막 철거현장에는 취재진들을 비롯해 광화문광장을 오가던 시민들로 빼곡했다.
철거작업 현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평소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면서 세월호의 희생자를 떠올렸는데 이제 그 공간이 없어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철거현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해체되는 천막을 묵묵히 바라봤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는 “5년 가까이 광화문광장에 있던 천막은 없어지지만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되는 과제는 남았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작업을 벌였다. 철거작업은 당초 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장비를 실은 차량이 교통체증으로 늦게 도착하면서 작업이 지연됐다.
세월호 천막은 사고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설치됐다. 당초 3개가 설치됐다가 이후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11개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총 14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 유족 등이 설치한 3개의 천막은 허가를 받지 않아 수차례 불법 논란이 일었고 서울시는 천막을 철거하고 기억공간을 설치하기로 가족협의회와 협의했다. 천막이 떠난 자리에는 79.98㎡(2평) 규모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조성돼 4월 12일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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