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갈등을 빚다가 건물주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던 서촌궁중족발 사장 김모(55)씨가 2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받았다. 1심과 마찬가지로 2심 재판부도 김씨에게 살인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28일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김씨의 항소심에서 “당심에 이르러 김씨가 자동차를 몰고 피해자에게 돌진할 당시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제3자와 합의가 이뤄졌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특별한 상황들을 고려해 양형을 다시 정했다”며 6개월 감형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실관계·법리오인을 주장하며 살인고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검찰의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 부장판사는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향해서 돌진한 거리가 10여m로 짧고 시속도 22㎞에 불과했다”며 “피해자의 머리에 난 상처도 사진을 보면 망치에 맞아 발생한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화질이 높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이 전원 일치로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한 평결에도 수긍이 가므로 존중돼야 한다고 봤다.
다만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피해자인 건물주 측은 김씨가 감형받자 망연자실해했다. 건물주 측은 재판 시작 전에 진정서를 뿌리며 “피고인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재판부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건물주 측은 김씨의 부인이 지난해 9월 1심 선고 후 법원 앞에서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피고인 김씨가 진심으로 반성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길에서 건물주 이모씨를 망치로 때려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골목길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로 이씨를 들이받으려다가 행인을 친 혐의도 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