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불협화음을 내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27일(현지시간) 일제히 대북 압박 메시지를 쏟아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우리는 (북한에) 충분히 속았고 꾸준한 (대북) 압박이 계속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상원과 하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청문회는 마치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관찰한 그들(북한)의 활동은 비핵화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북 온건파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 하원 세출위원회의에 출석해 북한을 배려하기 위해 자제해왔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강조하며 제재유지 방침을 확고히 했다.
관련기사
비핵화 협상을 두고 빈번히 충돌했던 행정부와 의회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낸 것은 미국 조야의 북한 비핵화 회의론이 그만큼 커졌음을 시사한다. 이는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 트윗 등 북한과의 톱다운 해결 방식을 재추진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 북미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대미 설득 또한 험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기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 청와대는 북미협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한 대미 외교를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관이 극비리에 러시아를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때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각각 폼페이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위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