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차기 대망론에 대해 “계획대로 사는 사람이 못 된다”며 “앞날에 그다지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 28일 중국 충칭의 한 음식점에서 몽골·중국 순방 동행 기자단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총선·대선 출마를 비롯해 향후 정치 행보와 현재 정부 정책 현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우선 이 총리가 현재 범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라는 점에서 향후 총선과 대선을 비롯해 정치적 역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역할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역할 주실 분들이 생각하지도 않는데 ‘역할 주신다면 기꺼이…’ 이런 소리를 하면 실없는 사람이 되지 않느냐”며 “가봐야겠죠”라고 답했다. 또 ‘당과 국민의 뜻이 대선 출마라면’이라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황홀한 덫이기는 한데…”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격인 더미래연구소(더미래) 소속 의원들을 총리관저로 초청해 회동한 자리에서 총선 무렵엔 자유인으로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자연인이면 더 잘 도와지겠죠?”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지난 29일 충칭에서도 더미래 소속 의원들과 회동했다. 이에 대해서도 의미 부여를 경계하며 “옛날부터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더 많이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겠다는 것을 연일 깨닫는다. 정책을 세울 때, 정책을 전달할 때, 집행과정을 점검할 때 놓치기 쉬운 것들이 꽤 많은데, 똑같은 상황이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이제는 실수를 좀 덜 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을 한다”면서도 “총리로서”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 총리는 경제 현안인 추가경정예산과 관련, “(추경) 준비는 이미 시작했다”면서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건 올해 했으면 좋겠다”면서 “(추경 규모는) 재원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만큼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추경 규모가 9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지난해에는 세계잉여금이 많았지만 빚을 갚는데 사용해 실제로 남아있는 재원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미세먼지가 해당 된다고 본다”면서 “미세먼지 관련법 개정안들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새롭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적극적으로 추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해 “장점은 업무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아는 사람”이라며 “홍 부총리를 만난 뒤로 국정 통계를 외우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 살아있는 통계”라고 평가했다. 단점에 대해선 “공무원 같은 게 단점”이라고 답했다.
외교 부문에서 가장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 총리는 일본 방문 계획을 묻자 “자연스러운 계기가 있어야 할 텐데”라며 “(일본에 가서) 도쿄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칭=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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