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마감 시한일인 1일에도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의 낙마는 없다고 배수진을 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야당은 전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꼬리 자르기’라고 규정하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이 ‘인사 참사’ 제공자라며 경질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청와대도 강경하다. 지난달 29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사퇴에 이어 두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신속하게 정리한 청와대 역시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의 전면교체까지 주장하는 야당과 임명 강행의 선택지를 밀어붙이려는 청와대 간 정면충돌이 돌이키기 어려운 수순에 접어든 형국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 입장에서는 후보자 7명 중 2명이 낙마한 만큼 나머지 5명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임명권자가 선제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를 수용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정치 공세를 퍼붓는 것은 국정의 발목을 잡겠다는 것 외에 다른 의도가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장관 후보자 7명 전원을 반대했던 한국당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지나친 국정 발목 잡기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종의 강온 양면 작전을 병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 분 후보자는 국정운영을 조금 도와드리는 입장에서 보고서를 채택해드리려 하는 것”이라면서도 “김연철·박영선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한 공세도 늦추지 않았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조 남매’가 (인사를) 다 망치고 있다”며 두 수석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편 이날까지 국회는 청문 보고서 채택을 완료해야 하지만 여야 간 강경대치 속에 김·박 후보자의 소관 상임위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만 이날 채택됐다.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은 다시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국회에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해당 기간 내 국회가 청문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더라도 국무위원 임명은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방미길에 오르는 만큼 늦어도 그전에는 장관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송종호·양지윤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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