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은경(사진) 전 환경부 장관이 검찰에 3차 출석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두 차례나 더 소환된 것이다.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는 등 검찰의 칼끝은 여전히 청와대 ‘윗선’을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2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에서 5시간30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어떤 조사를 받았는지’ ‘충분히 소명했는지’ ‘정상적인 인사였다고 보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 장관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동행한 변호인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대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도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성실히 잘 받겠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환경부 관련 기관의 임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인사에 대한 특혜 여부와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김 전 장관을 소환해 2차 조사를 벌였다.
이번 소환 조사는 청와대 ‘윗선’을 캐기 위한 검찰의 막바지 수사로 풀이된다. 검찰은 신 비서관과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의 지시를 받고 김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작성과 낙하산 인사 채용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혐의와 관련해 세부 내용 확인이 끝나는 대로 신 비서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조 인사수석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인사에 대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였다. 그러나 법원은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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