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상속받은 미국 외교관인데 은퇴하면 한국에서 같이 살고 싶다”는 등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 수법 등으로 한국인들에게 거액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피해금액만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나이지리아인 A(40)씨와 한국인 B(64)씨 등 7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10개월간 한국인들을 상대로 14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 이들은 무작위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자신을 ‘시리아에서 포상금을 받은 미군’ ‘거액을 상속받은 미국 외교관’이라고 사칭한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환심을 산 뒤 친분을 이용해 거액을 요구했다. “제대하거나 은퇴하면 한국에서 같이 살고 싶다”며 “전 재산을 보낼 테니 운송료를 보내달라”거나 “금이나 현금을 보낼 테니 통관비를 보내달라”는 등 이른바 ‘로맨스 스캠’ 수법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아프리카에 본부를 둔 국제사기단 ‘스캠네트워크(Scam Network)’ 조직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로맨스 스캠’ 사기로 국내에서 경찰에 붙잡힌 이들과 같은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라이베리아 국민은 비자 없이 한국에 입국해 90일간 체류 가능한데다 인근 나이지리아·가나·토고인들이 수십달러만 내면 라이베리아 위조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한국을 표적으로 삼았다”며 “확인되지 않은 범행까지 합하면 피해액이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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