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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선] 범여 vs 한국당 1승1패...민심은 文정부 꾸짖었다

한국당, 통영·고성서 민주당에 압승

창원성산선 정의당에 근소하게 패

4·3 보궐선거 통영·고성 선거구에 출마한 정점식(왼쪽 네번째) 자유한국당 후보 내외가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인사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씨.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이 경남 창원성산, 통영·고성 등 국회의원 선거구 2곳에서 치러진 4·3보궐선거에서 1승1패를 거뒀다. 통영·고성에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고 창원성산에서는 근소한 차로 패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과 단일후보를 낸 창원성산 한 곳에서만 반쪽짜리 수확을 거뒀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 경제실정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로 시름에 젖고 청와대발 ‘인사 참사’에 염증을 느낀 민심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황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녹색불이 켜졌다. 반면 창원성산에서도 여유 있게 이기지 못하는 나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은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15총선을 1년 앞둔 민주당과 청와대는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 탈원전·친노동정책 등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11시40분 기준 한국당은 통영·고성(정점식) 국회의원 선거구 1곳, 문경 나(서정식)·라(이정걸) 등 기초의원 선거구 2곳에서 당선됐다. 정의당은 창원성산(여영국) 국회의원 선거구를 최종적으로 차지했다. 이 시간 현재 창원성산은 개표를 마쳤고 통영·고성의 개표율은 76%다. 나머지 한 곳인 전주(최명철) 기초의원 선거구에서는 민주평화당의 당선이 확정됐다. /임지훈기자 창원성산=방진혁기자 통영·고성=김인엽기자 jhlim@sedaily.com

[4·3 선거 후폭풍] ‘수성’ 한국·‘풍전등화’ 바른미래…‘실리’ 챙긴 정의·‘체면치레’ 민주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여영국(왼쪽) 정의당 후보가 3일 오후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이정미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리 보는 총선’으로 간주되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보·보수진영이 1승1패를 나눠 가지면서 각 당의 표정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열세지역인 창원성산에서 뜻밖에 선전해 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수정에 대한 여론이 한층 고조될 듯하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은 텃밭인 경남 통영·고성에서 2위와 큰 표차를 벌여 ‘수성’에 성공하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바른미래당은 유일하게 후보자를 낸 창원성산에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손학규 책임론’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가 현지에 방까지 구해 총력전을 폈으나 결과는 초라한 탓이다. 정의당의 경우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에서 재차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지역구 지키기, 교섭단체 진입 교두보 마련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단일화로 ‘체면치레’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선거 결과를 두고 각 당이 ‘주판알 튕기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4·3보궐선거가 거센 후폭풍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4·3보선은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등 단 두 곳에서만 치러진 ‘미니 선거’다. 하지만 각 당 대표가 선거를 치르며 느낀 부담감은 총선에 임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4·3보선은 이들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 치르는 선거인데다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경남 유권자의 표심을 확인할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국 운영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했다.

◇우뚝 선 黃…씁쓸한 李=전체 결과로 봤을 때는 1승1패로 용호상박의 승부였으나 세부 득표 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1석을 확보한 것을 두고 ‘선방’ 이상의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텃밭이기는 하지만 경남 통영·고성에서 정점식 후보가 2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자리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바 있어 통영·고성의 압승은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당선된 이가 다른 사람이 아닌 정 후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 후보는 검찰 공안통 직계후배이자 친황(親黃)계다. 그만큼 황 대표의 향후 행보에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은 창원성산에서 패하기는 했으나 득표율에서 ‘승리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1위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2위 강기윤 한국당 후보의 표차가 그리 크지 않아서다. 창원성산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배출한 ‘진보정치의 1번지’로 꼽힌다. 애초 험지로 예상됐던 곳에서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패한 터라 ‘절반의 승리’라는 분석이다.

한 정치계 관계자는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근소한 표차로 인해 한국당 내부에서는 창원성산이 내년 4월 총선 때 다시 겨뤄볼 만한 해볼 만한 승부처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며 “민주·정의당 간 후보 단일화가 석패의 한 원인이라는 점도 그 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악은 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로 창원성산에서 정의당의 여 후보가 당선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통영·고성에서 큰 표차로 패하면서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고성군수 자리 모두를 차지하며 쾌재를 부른 바 있다. 반면 이번에는 큰 표차로 패하면서 돌아선 이 지역의 민심만 확인했다. 게다가 내년 4월 총선이 1년밖에 남지 않아 지역을 포기하거나 다시 표심잡기에 나서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정의당 ‘희열’…위기 처한 孫=반면 정의당은 말 그대로 최고의 선거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표차는 크게 나지 않았지만 창원성산에서 승리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강세를 증명했다. 창원성산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한국당·정의당 계열 정당이 승패를 나눠 가지며 희비가 엇갈렸던 곳이다. 그간 한국당 계열이 두 차례, 정의당 계열이 세 차례 승리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며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아울러 다시 원내 교섭단체가 될 수 있는 주춧돌을 놓은 점도 선거 승리로 얻어낸 쾌거 가운데 하나다. 과거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함께 참여해 구성했던 원내 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은 노 전 의원의 사망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의석 20석)을 충족시키지 못해 깨졌다. 하지만 정의당이 의석 한 자리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재구성하려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성사될 경우 국회는 3교섭단체 체제에서 4교섭단체 체제로의 전환된다.

바른미래당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손 대표가 창원 시내에 아파트까지 얻어가며 총력지원에 나섰으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결과가 도출된 탓이다. 게다가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약속한 10%(득표율)를 채우지 못한다면 물러나야 한다”며 손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 이른바 ‘손학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 참패가 이미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이 돈 바 있는 바른미래당의 당내 분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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