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분단을 상징하는 군사 시설물인 감시초소(GP)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1953년 군사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남측 지역에 지은 첫 감시초소인 강원도 고성군 수동면 덕산리 산1번지 동해안 감시초소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동해안 감시초소는 지난해 9월 19일 남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철거하기로 했으나 역사적 상징성과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보존하기로 결정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 전문가 현지 조사를 진행해 감시초소의 역사성을 파악했고, 전문가들은 냉전의 시대성을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긴장감 있는 건물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남북분단과 냉전 지속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남북 화합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설로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1879∼1944)이 1933년 성북구 성북동에 지어 11년간 거주한 집인 심우장(尋牛莊)을 사적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서울시 기념물 제7호인 ‘만해 한용운 심우장’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0호로 지정됐다. 심우장은 ‘소를 찾는 집’이라는 뜻으로, 소는 불교 수행에서 ‘잃어버린 나’를 빗댄 말이다. 전형적 근대기 도시 한옥인 심우장은 남향이 아닌 동북향으로 지은 점이 특징인데, 만해가 국권을 빼앗은 조선총독부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일부러 북쪽으로 돌아앉은 방향을 택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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