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특권·반칙의 시대 끝내야...정의·공정사회가 새 100년 토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앞두고 국무회의서 비전 선포

“특권층끼리 결탁해 평범한 삶 상처 주는 시대 반드시 끝내야”

“불평등 그늘 걷어내고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일부 우리 역사 폄훼하는 것, 자부심 스스로 버리는 일”

“한미정상회담서 북미 대화 조속 재개 위해 최선 다할 것”

산불 관련 “매번 느끼는 건 우리 국민 정말 대단하다는 점...국민 수준 따라가는 국가 될 수 있게 더 노력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특권과 반칙의 시대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새로운 100년의 굳건한 토대”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100년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100년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특권층끼리 결탁, 담합, 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 행사(11일)에 한미 정상회담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다. 이에 이날 국무회의를 빌려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 노영민 비서실장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100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는 이제 국민의 삶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 이게 국민의 주인이고 국민이 성장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며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을 걷어내고 국민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으로 성장하고 포용으로 함께 누리는 혁신적 포용국가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틀 세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이 우리의 성장과 발전 경험을 배우고 싶어한다”며 “우리 스스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우리 역사를 그대로 보지 않고 국민이 이룩한 성취를 깎아내리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국가적 성취를 폄훼하는 것은 우리 자부심을 스스로 버리는 일이다. 우리가 이룬 역사적 성과를 바탕으로 긍정적 사고를 가질 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열린 차담회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곧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미대화 조속재개와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원도 산불과 관련해서는 “큰일을 겪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점”이라며 “국민의 수준에 따라가는 국가가 될 수 있게 더 노력해야겠다”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정부 2기 장관들이 참석하는 첫 번째 국무회의였다. 문 대통령은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은 처우 개선 뿐 아니라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쟁점이 크게 있는 법안이 아닌 만큼 관련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돼 7월부터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며 국회에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가재난시스템 강화에는 예산이 수반된다”며 “긴급재난구호와 피해보상은 우선 예비비로 충당하고 시스템 강화에 필요한 추가 예산은 추가경정예산에 포함시켜서라도 반영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때일수록 강원도를 (국민들이)더 찾아준다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태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