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 강행에 야당이 인사청문회 ‘무용론’으로 맞서면서 문형배(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한때 파행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인사청문회가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나서야 문 후보자의 선서가 이뤄질 정도였다.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명을 두고 거친 공방을 펼쳤다. 야당의 인사청문회 무용론 제기에 여당이 청문회 정상 진행을 요구하는 ‘강대강’ 대치였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문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의혹이 나와도 문 후보자를 임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의원도 “헌법재판소마저 특정 성향의 법관 출신으로 채우고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에 대해 임명을 강행하고 있다”며 힘을 보탰다. 이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쟁적 이슈로 인사청문회가 개의도 못 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사청문회는 파행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이날 인사청문회는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파행했다. 이후 3시간 넘게 시간이 흐른 뒤에야 여야가 합의하면서 인사청문회는 다시 시작하기는 했으나 정쟁의 불씨는 문 후보자의 정치 성향 문제로 옮겨붙었다. 그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또 문 후보자의 부산가정법원장 재직 당시 공보관실 운영비 편법 사용 의혹 등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10일로 예정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두고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는 자신과 남편이 보유한 주식이 13억원에 달하는 회사가 피고인 소송을 맡아 원고 청구를 기각하는 재판을 했다”며 “당연히 재판회피신청을 해야 마땅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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