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선 투표가 17일 오전 국토 최동단 파푸아 주부터 차례로 시작됐다.
국토가 동서로 5,000㎞에 걸쳐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동부와 서부는 2시간의 시차가 나며, 투표는 지역별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현지시간)까지 진행된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현 대통령과 야권 대선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가 5년 만에 다시 맞붙은 이번 대선은 총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투표에는 1억9,200만명 이상의 유권자가 참여할 전망이며, 이는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는 선거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개표는 투표 종료와 함께 시작된다. 박빙의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대선 예비개표 결과는 이날 밤늦게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공식 개표 결과는 내달 발표되며,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오는 10월 취임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비교적 큰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58%로 프라보워 후보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 자바의 빈곤층 출신인 그는 2014년 대선에서도 6.2%포인트 차로 군 장성 출신의 엘리트 정치인인 프라보워를 누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조코위 대통령의 낙승을 점치기는 이르다.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의 비율이 높은 데다, 무슬림 강경파의 지지를 받는 프라보워 후보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숨기는 이른바 ‘샤이 프라보워’(잠재적 야권 지지층)가 상당수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이 승리하더라도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대규모 시위 등을 벌일 수도 있다. 프라보워 후보 진영은 작년부터 꾸준히 부정선거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정치 전문가들은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관권선거나 개표 조작 등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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