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과다 주식 투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미선 헌법재판관을 결국 임명했다. 문형배 재판관과 함께 두 명이 헌법재판소에 추가되면서 진보 성향의 재판관 수는 위헌 정족수인 6명을 채우게 됐다. 신임 재판관 임명을 강하게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예고해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4월 임시국회 파행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9일 낮12시40분 국빈방문 중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로 두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명을 결재했다”고 설명했다.
신임 재판관들은 이날 오후3시 서울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곧바로 취임식을 가졌다. 이미선 재판관은 “공직자의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거나 부도덕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며 공직자로서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재판관은 “부단한 소통과 성찰을 통해 어떤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재판관의 승선으로 헌재 구성은 진보 성향 인사 6명, 중도 2명, 보수 1명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최소한 이석태 재판관과 유남석 헌재소장이 퇴임하는 오는 2023년까지는 중도·보수 재판관들의 도움 없이도 진보적 관점에서 기존 판례를 뒤엎을 힘이 생긴 것이다. 헌재에 여성 재판관이 세 명이나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선 재판관 사퇴를 요구해온 한국당은 당장 강하게 반발하고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후보자 임명은 좌파독재의 마지막 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20일 서울 광화문에서만 1만여 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고 대정부 규탄에 나선다. /윤경환·윤홍우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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