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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드]이란 원유 최대수입국 中 타격...G2 무역협상 막판 '돌발 악재'

■美 이란 제재에 中·터키 반발

美, 고위급회담 카드 활용 땐

中 태도 따라 협상 틀어질 수도

대체공급처 확보 못한 터키도

"지역안정·평화에 도움 안 돼"





최근까지 미국과의 마찰을 자제해온 중국·터키가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을 계기로 미국과 냉전 모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과 경제적 밀월을 이어온 두 나라에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유예 종료를 통보하고 미국의 독자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최종 사인만 남겨둔 미중 무역협상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와 관련해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에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잘못된 행위를 저지르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번 일로 미국에 항의했다”면서 “미국의 이란 제재는 국제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미 국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발효된 한국·중국·터키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면서 다음달 2일 0시부터 이란에서 원유를 들여오는 나라는 이에 따른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미국은 8개국에 이란을 대체할 원유수입국을 물색하라며 180일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터키도 미국의 결정이 나오자 비난을 퍼부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전날 트위터에서 “이란산 원유수입에 대한 제재 예외 조처를 종료한다는 미국의 결정은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란인에게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일방적인 제재와 지역 외교의 방향을 강요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터키가 미국의 발표 직후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두 나라가 이번 조치의 최대 피해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이란산 원유수입국인 중국은 지난달 하루 평균 61만3,000배럴을 사들이며 올해 이란산 원유수입을 늘려왔다. 하루 평균 9만7,000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는 터키도 그동안 마땅한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했다. 유가정보 업체 오피스(OPIS)의 톰 클로저 에너지분석가는 “중국과 터키는 미국의 발표에 가장 짜증을 내는 나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면제 8개국 가운데 그리스·이탈리아·대만은 이미 이란산 원유수입량을 ‘제로’로 만들었고 한국·일본은 대이란 의존도가 높지 않아 이번 조치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란산 원유수입 3위국인 인도는 유예기간에 대체 공급처를 물색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발표 이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미중 관세전쟁, 미국인 목사의 터키 억류사태로 껄끄러웠던 미국과 중국·터키 간에 또다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이 데드라인까지 이란산 원유수입을 줄이지 못할 경우 미중 무역협상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음달 1일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고위급회담이 재개되는 만큼 미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문제를 대중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에너지고문을 지냈던 제이슨 보르도프는 “이란 제재가 미중관계에 커다란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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