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6시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은 영국 가수 에드 시런과 2만5,000여 관객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오늘 들으실 노래는 전부 라이브입니다”는 그의 말처럼 기타와 목소리면 충분했다. 루프스테이션을 통해 반복되는 소리로 ‘원 맨 밴드’ 반주를 완성했다. 기타 몸통을 두드리면 드럼 소리가 생겨났고, 차곡차곡 쌓이는 목소리는 코러스가 됐다. ‘기브 미 러브(Give Me Love)’연주에서는 객석을 반으로 나눠 관객의 높은 함성과 낮은 함성도 노래에 포함 시켰다. 메들리를 부를 때에는 “공연할 때마다 선택하는 곡이 다르다”며 “메들리가 실망스럽다면 미안하다”고 장난 섞인 말을 건네기도 했지만, 연주 시작과 함께 무대는 순식간에 장악됐다.
전 세계를 누비며 수많은 관객을 압도하는 시런이지만 그의 시작은 작은 클럽이었다. 그는 “10년 전에는 공연할 때에 관객 두세 명이 와서 노래를 듣곤 했다”며 ‘더 에이 팀(The A Team)’을 불렀다. 2005년부터 6년간 거리를 전전하며 무명가수로 활동한 그를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린 곡이다. 2011년 ‘더 에이 팀’을 수록한 1집 앨범 ‘플러스(+)’부터 2집 ‘멀티플라이(X)’, 2017년 3집 ‘디바이드(÷)’까지 그의 앨범은 전 세계에서 2,000만장 넘게 판매됐다. 지난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아티스트’ 등 6관왕을 거머쥐기도 했다.
시런은 ‘싱(Sing)’을 마친 뒤, 무대 뒤편으로 나갔다. 관객들이 ‘싱’ 후렴구를 부르며 공연의 여운을 즐기고 있을 때, 붉은색의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가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앙코르 곡으로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를 부르며 객석을 다시 데웠다. 빌보드 차트 1위를 12주간 기록한 ‘셰이프 오브 유’가 연주되자 팬들도 스마트폰에 ‘디바이드(÷)’표시를 띄우며 화답했다. 이어 ‘유 니드 미, 아이 돈트니드 유(You Need Me, I Don’t Need You)’로 비트박스와 랩을 쏟아내며 대미를 장식했다.
붉은 머리에 천연덕스러운 매력을 가진 시런은 싱가포르와 태국 등을 거치며 아시아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다음 시간에”라는 말을 남기며 내한공연을 마무리했다.
/인천=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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