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과 공공구매가 세계 전기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앞서 정부 보조금이 깎인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가 적자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보조금과 정부 구매 혜택이 풍부한 세계 2위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의 1·4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7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외신들에 따르면 비야디는 1·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632% 증가한 7억4,973만위안(약 1,29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분기보고서에서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3억400만위안(약 5조2,1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5% 늘었다.
이 기간 비야디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11만7,578대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에 최대 6만위안(약 1,03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데 이에 따라 가격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시내버스와 택시를 점차 전기차로 바꾸는 것도 호재가 됐다. 비야디 본사가 있는 광둥성 선전은 전체 시내버스와 택시를 전기차로 운행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비야디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50여개국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고 있다. 비야디 측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65만대의 차량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약진하는 비야디와 달리 테슬라는 부진에 빠져 있다. 최근 테슬라는 1·4분기에 7억200만달러(약 8,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이 45억4,000만달러(약 5조2,600억원)로 전년 대비 33% 늘었지만 보조금이 줄면서 이익에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미국은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을 공제하는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이는 올 초부터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다만 중국도 내년까지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무한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현재 건설 중인 상하이 공장이 완성되면 내년부터 연간 50만대의 양산능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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