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바그다디가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5년 만이다.
IS의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은 29일(현지시간) ‘칼리프’ 바그다디의 메시지라며 수염이 덥수룩한 남성이 앉은 채로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18분짜리 영상을 유포했다.
진짜 바그다디의 영상이라면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모습이 공개된 이후로 처음이다.
영상 제작 장소와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바그다디가 시리아 동부 ‘바구즈 전투’와 스리랑카 자폭 공격을 언급한 점에 비춰 최근으로 추정된다. 영상의 앞부분에 나오는 서론 부분은 이달 초에 쓰였다는 표시가 달렸다.
바그다디는 영상에서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부활절 테러’가 시리아 바구즈 전투의 복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IS는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소굴 바구즈 전투를 끝으로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모든 점령지를 상실했다.
바그다디는 “바구즈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 스리랑카에서 형제들이 부활절에 십자군(기독교인을 가리킴)의 자리를 뒤흔들어 유일신 신앙인(IS 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를 가리킴)의 마음을 달랬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십자군 앞에 놓인 복수의 일부분”이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십자군 프랑스와 동맹을 상대로’ 공격을 배가하라고 서(西)아프리카 무장대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전장의 패배를 의식한 듯 “지하드(이교도를 상대로 한 이슬람의 전쟁)는 심판의 날이 오기까지 계속된다”면서 “알라는 지하드를 명령하신 것이지 승리를 명령한 것은 아니다”라고 독려했다.
바그다디는 지난해 8월 55분짜리 육성 파일을 통해 추종자들에게 세계 각지에서 ‘계속 싸우라’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바그다디에게 알카에다의 옛 우두머리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최고 2,500만 달러(약 290억원)’ 현상금을 걸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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