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아약스는 16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8강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모두 원정 승리를 거뒀고 그 결과 4강까지 올랐다. 4강 원정 1차전도 이겼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8강, 4강 원정을 모두 이긴 역대 세 번째 팀이 됐다. 2012~2013시즌의 바이에른 뮌헨, 2017~2018시즌의 레알 다음이다. 뮌헨과 레알은 그 시즌에 모두 우승했다. 역대 사례에 비춰보면 아약스는 결승 진출은 물론 우승 희망도 품을 만하다.
손흥민(토트넘)이 아약스의 희망을 지워야 한다. 1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팀이 0대1로 지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안타깝게 지켜본 손흥민은 오는 9일 오전4시 암스테르담 원정 2차전을 준비한다. 경고누적 결장에서 돌아온다. 토트넘은 2골 차로 이기거나 1골 차로 이길 때는 2골 이상을 넣으면서 이겨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와 8강에서 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의 골 감각이 2차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됐다.
57년 만에 챔스(유러피언 컵 포함) 4강 경기를 치른 토트넘은 전반 15분 만에 도니 판더베이크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 루카스 모라, 페르난도 요렌테 등을 앞세운 공격 작업은 끝내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22세12일의 판더베이크는 아약스 소속으로 챔스 4강에서 골 맛을 본 역대 세 번째 최연소 선수가 됐다. 반면 토트넘은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을 단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챔스 출전 사상 역대 최소 타이기록이다. 오히려 후반 32분 상대 다비드 네레스의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아찔한 장면까지 맞았다. 이게 들어갔다면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올 시즌 뒤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아약스 미드필더 프랭키 데용은 무려 87회의 볼 터치와 65회 패스, 86.2%의 패스성공률로 이름값을 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전반에 아약스의 에너지가 대단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는 우리도 좋은 찬스를 꽤 많이 만들며 상대를 대등하게 밀어붙였다”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떨어지지 않았다. 0대1일 뿐이다. 결승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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