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동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창업강국으로 통하는 이스라엘에서 특수부대 출신의 기업가들과 만나 서울의 창업환경 활성화를 논의했다.
박 시장은 5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의 엘리트 특수부대로 평가받는 ‘8200부대’와 ‘탈피오트’ 출신 기업가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탈피오트’는 히브리어로 ‘최고 중의 최고’라는 뜻으로 ‘체크포인트’, 나스닥 상장 제약기업 ‘컴퓨젠’ 같은 글로벌 기업의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8200부대’는 정보수집과 암호해독을 담당하는 특수부대로 인터넷전화 앱 ‘바이버’의 설립자 탈몬 마르코 등 세계적인 기업을 창업한 전역군인이 많은 부대 중 하나다.
이날 간담회에는 ‘8200부대’ 출신들이 설립한 이스라엘의 정상급 액셀러레이터인 ‘8200 EISP’의 닐 램퍼트 최고경영자 등을 비롯해 군 복무기간 동안 연마한 기술로 사이버보안, 자율주행, 블록체인 등 세계적인 혁신기업을 일궈낸 이스라엘의 기업가와 기술개발자들이 참석했다. 약 100분간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현지 기업가들로부터 인구 대비 창업기업이 가장 많은 도시가 된 텔아비브의 투자창업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램퍼트 최고경영자는 “이스라엘 군대는 정보에 집중했는데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정보수집 등의 역할을 했던 곳이 8200부대”라며 “8200부대 출신들은 전역 후 군대에서 쌓은 경험을 스타트업에서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군대에서 좋은 인재들을 모아 창업할 수 있게 훈련하는 게 당장 한국군에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것들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며 “우리 국방부도 우수 창업 프로그램과 같은 우수 인재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인데 지방정부와 함께 군복무 청년들이 전역 후에도 창업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박 시장과 이스라엘의 특수부대 출신 기업가들은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가 주최한 만찬에 함께 참석해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시민의 삶이 절박하고 엄중한 상황일수록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일이 더욱 절실하고 서울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혁신경제 패러다임의 중심에는 창업이 있다”며 “서울의 창업 생태계도 텔아비브처럼 투자와 창업의 열기가 서로 선순환 되는 구조로 혁신해 ‘한강의 기적’을 잇는 ‘창업의 기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아비브=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