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에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굽는 ‘한국형 조미김’을 처음 만든 김광중(사진) 삼해상사 창업주가 9일 오후 5시 5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1일 전했다. 향년 만 89세.
1935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등고시에 떨어진 뒤 무역 회사 영업 담당을 거쳐 1968년 서울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위탁 판매를 하는 삼해상사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김 위탁 판매를 하다가 차츰 공장과 창고를 사들여 비수기에 물량을 비축했고 더 나아가 김 가공을 시도했다.
당시 조미김은 일식집 등에서 술안주로 파는 ‘일본식 조미김’을 일컬었다. 일본식 조미김은 간장을 발라 굽는 탓에 기름을 발라 굽는 한국인의 식성에 맞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여름에는 습기 탓에 김을 못 먹는 것으로 알고 있을 때였다.
고인은 1981년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일본식 조미김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냉랭한 시장 반응에 부딪혔다. 할 수 없이 마른김 조각을 농심 라면 ‘너구리’에 넣기 위해 납품을 하는 한편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를 분해했다 조립하기를 되풀이한 끝에 1982년 5월 한국식으로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굽는 조미김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유족은 1남 4녀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7시 40분.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