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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무력시위'에 강력 경고…美도 벼랑 끝 전술 나서나

美, 北화물선 압류 등 제재 강화

北과 '강대강 대치'로 이어질듯

강경화·김현종 등과 만난 비건

식량지원보단 미사일 대응 강조

북미 긴장 고조땐 정치적 부담

내달 중순쯤 대화재개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체 사거리를 늘리며 도발 수위를 높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며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대화를 강조하며 강경 대응을 자제해왔다. 그럼에도 북한이 도리어 더 강경하게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책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더 낫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며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큰 실망감을 밝힌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앞으로도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경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사거리를 점차 늘리며 1,500~2,500㎞까지 일본 열도를 관통하는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을 최대 외교 성과로 과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정치적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일괄타결식 빅딜’을 포기하며 양보하기보다 북한 못지않은 벼랑 끝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맞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행동으로 정치적 위기를 벗어난 바 있다.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대미 비난 수위가 극에 달하자 전격적으로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는가 하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노딜’이라는 초강수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를 바라는 김 위원장의 도발 의도와 달리 국제제재를 위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하는 초유의 대북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화책에서 강경책으로 돌아서면서 대북 식량지원을 공식화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 비핵화 협상 핵심인사들과의 연쇄회동에서 식량지원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역시 북미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외교부는 이날 비건 대표가 강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를 예상보다 서두른 것은 북한이 받고 있는 압박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두 달은 긴장상태가 유지되겠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플러스 알파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카드를 통해 오는 6월 중순쯤 미국에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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