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사태의 도화선이 된 최초 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이 일반인들은 대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도 ‘증거인멸’ 의혹 등을 받는 경찰관에 대해서는 불기소·내사종결 처분을 내려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5일 클럽 폭행 사건의 당사자인 김상교 씨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추행) 및 폭행·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김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클럽 버닝썬 장모 이사 등 2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를 최초 폭행했다고 알려진 최모 씨에 대해서는 형법상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증거인멸 의혹 등을 받는 경찰들에 대해서는 불기소 결정 또는 내사 종결 처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에게는 세 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김 씨가 폭행사건이 최초 발생한 지난해 11월 24일 클럽 버닝썬에서 피해여성 3명을 추행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당시 클럽에 있던 여성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한 결과 김 씨의 해당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업무 방해 및 폭행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사건 당일 김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장모 씨 등 2명도 공동상해 혐의로 송치될 예정이다. 김 씨를 최초 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최모 씨는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단독 폭행인 점을 감안해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증거인멸과 폭행 의혹 등을 받는 관련 경찰들은 대거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되거나 내사 종결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 1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자신의 피해 사진 등을 올리고 서울중앙지검에 관련 경찰들을 직무유기로 고소했다. 이날 경찰은 블랙박스, 바디캠 등 각종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제기된 경찰의 폭행 의혹, CCTV 조작 의혹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이 결국 ‘제 식구 감싸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 등을 중심으로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됐고, 윤 총경이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게 식사·골프 접대를 받은 것이 수사 결과 드러났음에도 직권남용 혐의로만 기소하는 한편 폭행사건과 연루된 경찰에 대해서도 불기소하면서 15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해 3개월 넘게 진행한 버닝썬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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