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직 임명 철회 등을 거부하면서 당 내홍 사태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손 대표의 결정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는 등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 철회, 당헌 유권해석 등 3개 안건은 지난 2일 하태경 최고위원이 이와 관련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는 안건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당내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건은 당내 독립기구인 당무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구한 만큼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안건 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앞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당직 임명 철회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과 함께 안건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2인(주승용·문병호),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 철회의 건, 당헌에 있는 최고위 협의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의 건, 당내 특조위 설치 등 5건을 안건으로 올린 바 있다.
손 대표의 거부 움직임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은 일제히 반발했다. 또 이는 명백한 ‘부당 거부’라며 임시 긴급 최고위원회를 공개적으로 재요청했다. 1일 단행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물론 이날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한 것 역시 당헌·당규 위반이라 회의를 열어 임명 철회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안건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무 거부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권 최고위원도 손 대표를 겨냥해 “내 맘대로 해석하고 내 맘대로 결정해서 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