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불린 울산시가(市歌) 노랫말이 표절의혹에 휩싸였다. 열 줄 가사 중 다섯 줄이 타 지역 노랫말과 비슷하다.
동시작가 김종헌씨는 지난 2000년 공모를 통해 만든 울산시가 노랫말이 ‘대구 중구의 노래’를 베꼈다고 4일 주장했다.
1997년 만든 대구 중구의 노래는 14줄(3절과 후렴 2줄)로 구성돼 있다. 2000년 만든 울산시가 노랫말은 10줄(2절과 후렴 2줄)이다.
노랫말 흐름이 전반적으로 유사하다. 특히 이 가운데 대구 중구의 노래 ‘아침 해오름에 더 찬란하다’는 울산시가 ‘동녘 해오름에 더 찬란하다’로 한 단어만 다르다. ‘겨레의 높은 기상 지켜온 고장’은 ‘겨레의 높은 기상 지켜온 울산’으로 역시 한 단어만 다르다. ‘하늘을 우러러 더 우뚝하다’는 동일하며, ‘금호강 흘러흘러 보듬은 터전’은 ‘태화강 흘러흘러 보듬은 터전’으로 강 이름만 다르다. ‘나가자 미래로 모두모두 손잡고’는 ‘나가자 미래로 모두 손잡고’로 한 단어만 빠졌다.
대구 중구의 노래를 만든 작사가와 울산시가를 만든 작사가가 부부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표절 의혹을 제기한 김종헌씨는 “노랫말의 절반 이상이 단어나 글자 수까지 똑같아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표절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표절 의혹 제기에 울산시는 “검토 중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울산시가 노랫말은 2000년 공모를 통해 만들어졌다. 당시 상금은 400만원이었다. 이후 작곡과 합창 등을 거쳐 2002년 공개됐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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