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과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 이강인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전반 4분 만에 터지며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키웠으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동점골과 결승골을, 후반 44분 헤오르히 치타쉬빌리에서 한차례 골을 더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태극전사들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 진출에 이어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하는 새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 전까지 우리나라의 FIFA 주관 남자대회 최고 성적은 3위였다. 대표팀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정오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경기에서 출발은 한국이 우세했다. 한국은 킥오프 2분 만에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김세윤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수비스 다닐로 베스코로바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처음에는 주심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파울이 판명,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한국은 전반 4분께 이강인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이강인의 이번 대회 6번째(2골 4도움) 공격 포인트였다.
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매서웠다. 전반 32분 김현우가 블레차에게 백태클을 시도하다 옐로카드를 받았고 프리킥으로 이어졌다. 블레차의 프리킥은 오세훈이 머리로 걷어냈지만 이 볼이 전방으로 재투입되면서 골 지역 앞에 있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이어졌고 결국 그의 오른발 슛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을 기록한 수프리아하는 기세를 이어 후반 8분께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의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 역시 후반 24분께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이재익이 헤딩슛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손을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며 기회를 놓쳤다. 이어 후반 44분 우크라이나의 헤오르히 치아티쉬빌리가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 지역 왼쪽까지 파고든 후 때린 왼발슛이 골망을 흔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이번 대회 2골 4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대회 최우스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기존 최고 수상은 홍명보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차지한 브론즈볼이었다.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골키퍼 안드리 루닌은 4실점으로 대회를 마쳐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40년 만에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FIFA U-20 월드컵은 2년마다 열리며 1977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22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2회째였던 1979년 일본 대회 때 처음 본선에 진출했으며 이번 폴란드 대회가 통산 15번째 본선 무대였다. 정정용호는 이번 대회 8강에서 연장 120분간의 혈투에 승부차기까지 가는 명승부를 벌여 세네갈을 꺾고 멕시코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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