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의 ‘작은 거인’ 이다연(22·메디힐)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내셔널 타이틀 대회 제패로 장식했다.
이다연은 1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기아자동차 제33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우승했다. KLPGA 투어 5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한국여자오픈은 특히 대회명에 나라 이름이 들어가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라 선수들이 가장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로 첫손을 다툰다.
크지 않은 키에도 250야드 장타를 뽐내는 이다연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억5,000만원과 카니발 하이 리무진 차량,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 출전권을 받았다. 지난 4월 말 시즌 첫 메이저 KLPGA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공동 선두로 나섰다가 마지막 날 3위로 마쳤던 아쉬움도 깨끗이 씻어냈다. 시즌 첫 승이자 4년 차에 통산 3승째다.
한국여자오픈은 코스 조건이 까다롭기로 악명높다. 올해는 특히 페어웨이 폭이 평균 20m에 불과하고 러프 길이는 최대 120㎜에 이르는 등 베어즈베스트에서 치른 대회 중 역대 최악의 환경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3라운드에 선두에 5타나 뒤진 공동 4위였던 이다연은 마지막 날 5타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감격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2라운드에 무려 7타를 줄여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쓴 뒤 3라운드에 5타를 잃으며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경쟁자들이 줄줄이 타수를 잃은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보태는 견고한 플레이를 과시했다.
최종 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이다연은 1타 차 이소영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짧게 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다연의 동기생인 이소영은 단독 선두로 출발했으나 5타를 잃어 2언더파 2위를 했고 한진선이 1언더파 3위로 마쳤다. 상금 선두 최혜진은 10오버파 공동 47위에 그쳤다. 아마추어 중에서는 김가영과 손예빈이 5오버파 공동 1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다연은 “그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어서 스스로 기량을 인정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잘했다고 칭찬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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