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3년 경력의 직원도 바로 자회사 간부로 채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이 이르면 내년 봄 이 같은 내용의 인사제도를 개편·도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입사한 직원을 일률적으로 점포에 배치하는 기존 관행과 달리 정보기술(IT)·디자인 분야 등에서 최소 3년간 경험을 쌓게 한 뒤 일본 국내외에서 경영간부로 등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발탁된 간부의 보수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봉이 최소 1,000만엔(약 1억원)에 달한다. 일본에서 근무하면 1,000만엔 이상, 유럽·미국에서 근무할 경우 2,000만~3,000만엔까지 받을 수 있다. 유가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이 회사의 평균 연봉은 877만엔이다.
야나이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에 “인재에게는 기회를 줘야 하며 그에 맞는 교육과 대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이 경력이 짧은 직원들을 간부로 발탁하기로 한 것은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려는 이유에서다.
일본에서는 연공서열이 강해 젊은 직원들이 의욕적으로 일하지 않고 우수한 인재는 국내외 경쟁사들에 빼앗기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새 인사제도는 신입 단계부터 전문성과 개인의 능력에 따른 직위를 부여해 (인재를) 개별적으로 육성하고 개인의 의욕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러한 이유로 패스트리테일링은 인센티브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내년 봄 입사 예정인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기존 21만엔에서 25만5,000엔으로 높이기로 했다. 650명가량의 채용인원 중 일부에게 해외파견 근무 기회도 부여할 계획이다.
패션업계뿐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가전업체 소니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부문의 우수인력을 확보한다며 일정요건을 갖춘 일부 신입사원의 연봉을 최고 30% 올리기로 한 바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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