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다음달 8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겨냥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보임으로 검사 출신 의원을 대거 ‘저격수’로 포진시켜 철저한 검증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한국당은 사보임(상임위·특위 의원 교체)을 통해 정점식 의원을 법사위 위원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의 자리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이 전 의원이 벌금 500만원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게 된 데 따라 빈자리가 된 한국당 몫의 법사위 위원에 정 의원을 앉힌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당은 사보임으로 법사위 위원을 추가 교체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갑윤 의원을 대신해 김진태 의원을 법사위 위원으로 바꾸는 카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곽상도 의원을 새로 법사위 위원으로 등판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곽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자세한 것은 잘 몰라서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한국당 몫의 법사위 위원이 공석이 된 데 따라 사보임을 통해 교체해야 한다”며 “현재 검사 출신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대비하는 차원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인사청문회까지 열흘 정도가 남은 만큼 조만간 교체 등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검사 출신 의원들을 대거 등판시킴으로써 이른바 ‘송곳 검증’에 나선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당이 새 법사위 위원으로 물망에 올린 의원들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정점식 의원은 사법연수원 20기로 윤 후보자보다 3기수 선배다. 1988년 사법시험(30회)에 합격, 대검찰청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거쳤다.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대표의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김진태 의원도 사시 18기로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 춘천지검·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역임한 바 있다. 곽상도 의원은 1983년부터 2008년까지 검찰에 몸담았다. 또 2013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을 역임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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